우리는 종종 구단주나 리그 커미셔너 등 스포츠 산업의 최고 경영자들이 재정 상황에 따라 위기 경영을 하는 것을 보아왔다.
리그나 구단 운영에서 일관성이 없는 정책을 펼치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이 있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생존을 위한 어쩔 수 없는 발버둥이라고 이해하기도 한다.
NBA 는2007 – 2008년 금융 위기로 후원 기업들이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후원 계약을 해지하는 상황이 증가하자 고급 양주 기업들이 NBA 리그를 후원할 수 있도록 일시적으로 후원 기업 규정을 완화했다.
NBA 규정상 원칙적으로 매주 제조 기업이 아닌 고급 양주 기업의 후원 계약은 NBA리그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는 이유로 철저히 금지 했지만 급격한 수입악화로 일시적으로나마 이 규정을 완화 했던 것이다.
또한 NBA 는 스포츠 베팅의 합법화로 큰 수입을 올릴 수 있게 되었다.
NBA경기에 베팅되는 전체금액의 1퍼센트를 수수료 명목으로 받기로 합의함에 따라 마치 ‘봉이 김선달이 강을 건너는 사람들에게 돈을 받은 것’ 처럼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고도 매년 수백억원의 공짜 수입을 올리게 된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2019 – 2020 시즌 동안 약 1조 2,000억 원의 적자를 본 NBA는 2020 – 2021 시즌에 30개 구단을 대상으로 비상 경영 방침을 내렸다.손오공티비
‘무관중 경기’ 혹은 어쩔 수 없이 ‘일부 관중의 입장만 허용하는 경기’ 에 고급 양주 기업과 카지노 및 스포츠 베팅 업체의 광고를 한시적으로 허용한다는 것이다.
물론 다음과 같은 조건이 붙었다.
전국에 방송하는 경기가 아닌 홈 구단이 있는 지역 방송에만 스포츠중계할 때와 일명 ‘앞치마 좌석’이라고 부르는 양쪽 골대 앞부분만 부분적으로 허용한다는 것이다.손오공TV
또한 2020 – 2021 시즌에 새로운 방송기술을 활용해 경기 화면을 3~4등분으로 분할한 뒤 그중 한 개의 분할 화면에만 ‘작전타임’ 이나 ‘하프타임’ 동안 구단이 자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NBA리그는 경기 화면 분할을 통해 더 다양한 형태의 TV 광고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되었다.
더 중요한 것은 분할 화면 중 한 등분은 스포츠 베팅과 관련된 경기 데이터 및 분석 자료를 실시간으로 제공해 시청자들을 스포츠 베팅에 효과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뉴저지주 대법원 판결이 있기 전까지 스포츠 베팅에 대해 다른 프로 리그보다 더 많이 우려했던 미국 미식축구 리그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 대법원 판결 이후 누구보다 빠르게 스포츠 베팅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NBA 와 PGA 가 스포츠 베팅에 내내 찬성하는 입장을 보인 것과 달리 스포츠베팅 산업은 결코 허용해서는 안 된다며 적대적인 반응을 보였던 NFL 조차도 스포츠 베팅에 대한 팬들의 부정적인 반응과 여론이 잠잠해지자 광폭 행보에 나섰다.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 처럼 누구도 선뜻 나서서 옹호하지 않았던 스포츠 베팅 산업이었지만 지금은 너도나도 달콤해 보이는 열매를 얻으려 동부서주하고 있는 모습이다.
2020년 2월 NFL 은 스포츠 베팅 업체와 후원 계약을 할 수 있도록 규정을 변경했으며,
2020년 말까지 4대리그 (NFL, NBA, MLB, NHL) 에서 총 스물두 개팀이 서른 세개의 스포츠 베팅 업체와 후원 계약을 마쳤다.
스포츠 베팅 업체와의 계약 금액은 구단이 속한 시장의 규모와 스포츠 종목, 독점권, 세부 규정 등에 따라 35만 달러에서 400만 달러로 달라지지만 NFL 구단들이 가장 많은 수입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츠 베팅 기업들의 후원 계약으로 구단은 최소 100만달러 에서 300만달러의 추가 수입을 올릴 수 있었으며 이 수입은 코로나19로 인한 적자를 일부 보완할 수 있는 안전장치 역할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